브렉시트(Brexit) 정리(이유, 배경, 그리고 흥미로운 사실)

"the British people have voted to leave the European Union and their will must be respected.

I want to thank everyone who took part in the campaign on my side of the argument."

"영국 국민은 유럽연합(EU)을 떠날 것을 결정했고, 이들의 생각은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저는 이 논쟁에 참여했던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2016년 6월 23일 영국은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EU) 탈퇴를 공식적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여기서 Brexit라는 용어는 영국을 뜻하는 Britian과 퇴장을 뜻하는 Exit가 합쳐진 '영국 퇴장'이라는 뜻을 가진 신조어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영국은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유럽 통합 열차인 EU에서 기어이 중도 하차를 선택한 것일까요?

 

유럽연합(EU)과 영국

 사실 이번 브렉시트 사태는 영국의 갑작스러운 돌발 행동이 아닙니다. 원래 영국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유럽의 모난 돌로서, 다른 국가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아웃사이더를 자처해왔습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은 전쟁 후유증으로 골골대던 유럽 국가들보다는 대서양 건너에서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던 미국과 가까이 지내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영국은 본인들이 유럽에서 가장 전쟁 피해가 적고, 막강한 경제력과 군사력까지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럽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가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유럽 국가들을 이끄는 유럽 리더가 되고 싶었으나, 다른 유럽 국가들의 생각은 영국과 달랐습니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처럼 전후 복구에 한창이던 국가는 어느 한 국가가 우위에 서는 것보다는 서로 으쌰 으쌰 하며 힘을 합쳐 같이 발전해 나가기를 희망했으며, ECSC, EEC, EURATOM 같은 기구들을 창설하며 함께 공동체를 이루어나갔습니다. 그러나 영국은 공동체 안에서는 자신들이 우위에 설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런 공동체 기구들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실 유럽의 다른 국가들도 영국을 그다지 가깝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영국의 외교와 관련된 수많은 논문들을 살펴보면, 여기서 영국을 표현하는 단어들은 awkward(어색한), reluctant(내키지 않는), semi-detached(약간 떨어진), stranger(이방인), pariah(부랑자), outsider(아웃사이더) 같은 표현들인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영국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애초부터 잘 어울리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유 세 가지

 그렇다면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기로 마음먹은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로존 위기, 극우정당 출현, 자유무역 반대, 세계화 반대, 지역화 반대, 고립주의 선택과 같은 이유들은 절대 아닙니다. 실제로 영국 내 유럽연합(EU) 탈퇴 이유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브렉시트의 가장 큰 문제는 '이민자 문제, 주권 침해 문제, 분담금 문제' 이렇게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습니다.

 

브렉시트 첫 번째 이유, 이민자 문제

 이민자 문제부터 짚어보자면, 영국민들은 오래전부터 본인들의 나라로 들어오는 이민자들에 대한 불만이 아주 많았습니다. 2015년 기준, 영국으로 밀려 들어온 이민자 수는 37만 명 수준으로, 당초 영국 당국이 예상했단 10만 명의 4배에 해당하는 수치였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이민자 유입으로 인해 영구민들은 자신들의 일자리를 이민자들에 빼앗기고 있다고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이민자들의 값싼 노동력은 자신들의 임금 상승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되고 심지어 이런 이민자들 때문에 복지 지출까지 늘어나게 되니 도저히 납득을 할 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브렉시트 두 번째 이유, 주권 침해 문제

 그렇다면 다음 이유인 주권 침해 문제란 무엇일까요? 영국은 예전부터 자신들에 대한 자부심이 아주 강한 나라였습니다. 과거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역대 최대의 식민제국으로서 과거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던 영국은 유럽연합(EU)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다른 국가들과 뒤섞여 노는 것이 몹시 못마땅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영국이 자신들의 주권의 일부를 유럽연합(EU)에 할양하기까지 해야 한다니,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게다가 명예혁명을 일으켰던 의회의 나라로서 유럽연합(EU)의 법령이 자국의 법보다 우선한다는 사실은 영국의 유럽연합(EU)에 대한 불만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브렉시트 세 번째 이유, 분담금 문제

 마지막으로 분담금 문제란 무엇일까요? 영국은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아주 강한 나라입니다. 그런데 그런 자존심을 굽히고 유럽연합(EU)에 들어왔으니 영국은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바랐습니다. 세계 5위 경제대국에, 막대한 문화적 영향력, 심지어 유럽연합(EU)에 헌납하는 순 분담금이 독일 다음으로 가장 많은 국가인 영국은 놀랍게도 유럽연합(EU)에서 큰 목소리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유럽연합(EU)은 항상 독일과 프랑스의 주도로 이끌어져 나갔고, 막상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는 영국은 돈만 갖다 바치는 ATM기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물론 영국은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유럽연합(EU) 시초인 ECSC 창설 멤버도 아닐뿐더러, 유로화를 사용하지도 않고 있으며, 유럽연합(EU) 내 인구 이동의 자유를 허락한 쉥겐조약에 가입하는 것도 거부해왔습니다. 애초에 유럽 통합에 비협조적인 것은 사실이니만큼 영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였습니다. 하지만 영국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영국의 입장에서는 분담금에 비해 분담금에 비해 받는 대우가 형편없다고 생각이 들만 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얻는 이익은 많았지만, 브렉시트의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까지가 유럽연합(EU) 탈퇴파의 주류 의견들이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불만들이 있더라도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얻는 이점은 이러한 불만을 상쇄시키고도 넘칠 만큼 아주 많습니다. 단일시장, 관세동맹, 연구기금 지원, 학술 교류, 투자 안정성 증가,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의 독립 억제 등 이러한 이유에서 영국은 굳이 투표까지 할 필요 없이 기존처럼 유럽연합(EU)에 잔류해있었으면 그만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영국은 기어이 유럽연합(EU) 잔류 투표를 시행했으며 기어이 유럽연합(EU)을 나가야만 했을까요?

 사건은 영국 총선 이야기가 올라오던 2013년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당시에도 영국 내에서는 유럽연합(EU)에 대한 논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지지율 하락으로 고민이 많았던 영국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은 2015년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내가 재선 되면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를 실시해주겠다."라는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캐머런은 영국이 유럽연합(EU)에 당연히 잔류해야 함을 스스로 알고 있었지만 당선을 위해 포퓰리즘적 공약을 내건 것입니다. 그리고 캐머런은 똑똑한 영국 국민들이 유럽연합(EU) 잔류를 택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캐머런은 재선에 성공하고 실제로 브렉시트 투표가 진행되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 결과가 처참했던 것입니다. 투표 직전까지 이어지던 유럽연합(EU) 탈퇴파의 흑색선전과 가짜 뉴스는 영국 국민들의 눈과 귀를 흘렸고 결국 그들에게 브렉시트를 택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사태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캐머런은 총선에서 승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책임을 인정하며 총리직을 사퇴하고 만 것입니다. 브렉시트라는 승부수가 최악의 자충수가 된 것입니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흥미로운 사실과 노딜 브렉시트

 그런데 이 사건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구글 검색어 1위가 "What happens if we leave the EU?" (유럽연합을 탈퇴하면 어떻게 되나요?), "What is the EU?" (유럽연합이 무엇인가요?)였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영국 국민들은 유럽연합이 무엇인지도, 유럽연합을 탈퇴하면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투표를 했다는 것입니다. 영국 국민들은 캐머런의 생각만큼 똑똑하지 않았습니다. 국민투표로 유럽연합(EU) 탈퇴를 확정한 영국은 현재까지 계속해서 유럽연합(EU)과 협상을 진행 중인데, 이 과정에서도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를 할 것인지, 소프트 브렉시트(Soft Brexit)를 할 것인지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하드 브렉시트란 유럽연합(EU)과의 관계를 깔끔히 청산하고 주권 국가로서 홀로서기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소프트 브렉시트란 유럽연합(EU)은 탈퇴하되 유럽연합(EU) 안에서 맺어졌던 단일시장이나 관세동맹 등의 혜택은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최근 많은 언론에서 언급되는 '노딜 브렉시트' (No Deal Breit)는 무슨 의미인 것일까요? '노딜 브렉시트' (No Deal Breit)란 말 그대로 '합의 없는 브렉시트'를 의미합니다. 브렉시트 발효일인 2019년 3월 29일까지 하드파와 소프트파가 의견을 통일하지 못한다면, 결국 영국은 유럽연합(EU)과 아무런 협정도 맺지 못한 채 유럽연합(EU)에서 쫓겨나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노 딜 브렉시트인 것입니다. 이 때문에 영국에서도 하루빨리 협의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초조함과 불안감이 팽배해있다고 합니다. 브렉시트는 그 이후에도 계속 결정이 연기되면서 하루하루 새로운 뉴스가 터져 나오면서 정말 재밌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련 뉴스 링크

BBC korea - 브렉시트 관련 뉴스 모음

BBC korea - 브렉시트: 영국 의회, 다시 한번 브렉시트 연장안 가결... 또다시 연기될까

BBC korea - 브렉시트: 오늘 영국의 앞날을 결정할 브렉시트 합의안 투표

BBC korea - 브렉시트: 대법 판결이 브렉시트 정국에서 중요한 이유

BBC korea - 존슨 총리: 브렉시트의 앞날은 다시 미궁에 빠졌다

BBC korea - 브렉시트: EU와 영국, 극적인 합의안...북아일랜드 법적으로는 영국 관세, 실질적으로는 EU 관세 적용

 

 

제 블로그의 내용이 도움이 되셨나요?

여러분의 공감과 댓글이 큰 힘이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