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기본개념과 구조

 최근에 언론을 통해 사모펀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는 했지만, 사모펀드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거대 사모펀드가 어디에 투자했다더라, 사모펀드의 투자가 대박 나서 수 백억 원대의 보너스를 챙겼다고 하더라, 사모펀드가 경영권이 약한 기업들을 사냥한다더라,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하면 대규모 구조조정이 발생한다더라와 같은 이야기 정도만 주워들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관점들은 대체로 사모펀드가 진행하는 투자에 초점을 맞춘 관점입니다. 사모펀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범접할 수 없는 똑똑한 엘리트들이 특정 부자들의 돈을 모아 투자를 진행하는 투자수단이다.' 정도로 대답할 것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사모펀드의 정확한 의미와 어떤 구조로 생기게 되며, 누구의 니즈로, 누구의 자금으로 만들어지고 운용되는지 그 전반에 대한 개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다만 2018년 9월 금융위원회는 사모펀드 체계를 개편하는 방안을 내놓아서 지금껏 운영되던 체계가 크게 바뀌지만, 아직 개편 완료단계에 이르지는 않았기 때문에 개편 전인 지금의 사모펀드에 대한 내용입니다. 

사모펀드 대표이미지
 
사모펀드 (Private fund)의 개념과 구조
 먼저 사모펀드의 단어 중 '펀드'라는 개념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펀드란 자산운용회사가 일반인들로부터 모은 돈을 주식 및 패권 등에 투자한 후 그 결과를 돌려주는 간접 투자상품입니다. 펀드라는 단어 자체가 '돈을 모으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식 용어는 집합투자기구라고 합니다. 펀드의 구조를 간단히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돈을 맡기는 자는 펀드에 돈을 집어넣고, 펀드를 굴리는 자는 펀드에 들어있는 돈으로 투자를 집행하며, 대신 투자해주는 대가로 1~2%의 수수료를 받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투자가 잘 되면 이익 중 일부를 수수료로 받아가기도 합니다. 펀드 계약마다 수수료는 천차만별이고, 앞으로 설명할 펀드의 종류에 따라 각각의 용어들도 다르게 쓰이지만, 펀드의 기본적인 구조는 대동소이합니다. 펀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은행에서부터 증권사에서도 직원들이 펀드에 가입하라고 서명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경제와 관련된 공중파 프로에서도 펀드에 대해 아주 자세히 설명하기도 해 우리에게 친숙한 개념입니다. 시중의 재테크 책을 봐도 은행 적금 이자율보다 적립식 펀드 수익률이 훨씬 좋다고 서술하기도 하며, 추천 재테크 전략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펀드는 공모펀드(public fund)와 사모펀드(private fund)로 나뉩 니다. 공모펀드는 public한 펀드입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자금을 모집합니다. 우리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펀드는 공모펀드입니다. 반면 사모펀드는 private한 펀드입니다. 공모펀드와 사모펀드의 가장 쉬운 구분은 투자자의 수입니다. 공모펀드는 50인 이상의 투자자가 모이는 것이고, 사모펀드는 49인 이하의 투자자가 모이는 경우입니다. 실제로 공모펀드는 투자자 수가 많을수록 좋기 때문에 적극적인 영업을 전개하여 더 많은 투자자를 모으고 있으며, 사모펀드는 무작정 투자자 수만 늘리지 않고 충분한 자금을 가진 자의 돈을 받습니다. 사람들은 사모펀드가 private하게 비공개적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이름 모를 부자들의 전유물로 생각하지만, 실제 사모펀드는 기관투자자의 자금이 중심이 되어 운용됩니다. 기관투자자로는 국민연금, 공무원 연기금, 산업은행, 농협, 학교기금 등이 있습니다.

 

 

사모펀드 (Private fund)의 종류, 전문 투자형 /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는 다시 전문 투자형 사모펀드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로, 두 가지 종류로 구분됩니다. 전문 투자형 사모펀드는 일명 한국형 헤지 펀드라고 부르며,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는 PEF, Private Equity Fund라고 부릅니다. 이 둘은 자금을 모으는 방식이 private 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둘 다 사모펀드라고 부르지만, 실제 운용방식과 운용하는 주체는 많이 다릅니다. 전문 투자형(헤지펀드)은 회사의 지분을 10% 이상 투자해도 10%까지만 의결권을 가지는데 반해 경영참여형(PEF)는 회사의 지분을 무조건 10% 이상 취득하여야 합니다. 즉, 전문 투자형은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말라는 것이며, 경영참여형은 회사 경영에 꼭 참여하라는 의미입니다. 전문 투자형은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고 파생상품, 부동산, 원자재 등에 대한 투자도 가능하지만, 경영참여형은 기본적으로 지분투자만 하도록 합니다. 또 전문 투자형 사모펀드 즉 헤지펀드를 운용하려면 자산운용사를 설립해야 하고, 이때 최소 10억 원의 자본금이 필요합니다. 운용인력도 3명 이상을 갖춰야 하고, 2년 이상 운용경력 혹은 교육 이수를 해야 합니다. 또한 제대로 된 사무실도 갖춰야 합니다. 반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즉 PEF를 운용하려면 별다른 조건이 없습니다. 자본금도 1억 원 이상이면 되고,, 운용인력은 2명 이상이면 됩니다. 제대로 된 사무실이 없어도 문제없습니다. 전문 투자형을 운용하는 자들은 자산운용사로 등록을 해야 되기 때문에 회사 이름을 OOOO자산 운용이라 써야 합니다. 반면 경영참여형을 운용하는 자들은 자산운용사가 아니기 때문에 회사 이름을 아무렇게나 써도 됩니다. 금융위원회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에 타이트한 관리 감독을 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돈 맡기는 자들이 자기들 돈 맡기는데 제대로 살펴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라 부르는 것은 사실 전문 투자형이 아닌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인 경우가 많습니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PEF

사모펀드PEF

 우리가 흔히 사모펀드라고 하면 알고 있는 경여참여형 사모펀드인 PEF에 대해 국한하여 살펴보겠습니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PEF의 구조는 일종의 회사지만, 실제 근무하는 사람이 없는 paper company, 즉, 서류상 회사입니다. 이런 사모펀드는 LP와 GP에 의해 만들어지고 운영됩니다. LP는 투자하는 사람이자, 사모펀드에 돈을 넣어주는 사람으로 유한책임사원이라고 합니다. 자금을 넣어주고 수수료를 일부 뗀 다음 나중에 투자성과가 좋으면 이익을 가져가는 사람들입니다. GP는 사모펀드 운용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로 업무집행 사원이라 합니다. 세계적인 GP로는 칼라일, KKR, 론스타가 있으며, 우리나라의 사모펀드 GP로는 MBK파트너스, IMM, 한 앤 컴퍼니와 같은 독립계 PE와 금융사 산하에서 운영되는 금융계 PE로 나눌 수 있습니다. 수 천억 원을 모은 사모펀드의 의사결정은 GP가 하기 때문에 자본시장에서 이들의 힘은 강력합니다. 유명한 GP들은 대부분 기관투자자의 돈을 받습니다. 기관투자자는 사실상 공기업에 준하는 직장들입니다. 그곳의 일개 직원이 기업 M&A 투자 의사결정을 이끌기는 힘듭니다. 또한 경영권에 대한 투자를 하게 되면 실제 경영 현장을 누비며 더 나은 의사결정을 위해 그 기업에 상주하다 시 피해야 하는데 연기금 직원이 이런 일을 하기에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일종의 투자 외주를 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채권이나 상장주식 투자는 연기금이 직접 하는 경우도 많지만, PEF가 하는 경영권 투자는 거의 GP에게 맡겨집니다.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사모펀드
사모펀드
사모펀드
사모펀드

 그렇다면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PEF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PEF가 만들어지면 금융감독원에 등록절차를 밟아야 하고, 이렇게 등록된 PEF는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서 업무자료/공통업무자료를 순차로 들어가면 2019년 3월 말 기준 경영참여형 사모투자 집합 기구 현황이 나옵니다. 파일을 열어보면 국내에 존재하는 모든 PEF가 나옵니다. 여기서 업무집행 사원은 GP 즉, 해당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자를 의미합니다. 612개의 PEF가 등록되어 있습니다. 출자약정액을 기준으로 높은 순서로 보면 가장 큰 펀드는 GP가 산업은행인 2조 7500억 원 규모의 펀드입니다. 검색을 해보면 2010년에 산업은행이 금호그룹으로부터 대우건설 주식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PEF임이 확인됩니다. 다른 PEF들도 살펴보면 수천억 대 펀드부터 수백억 원대 펀드까지 다양한 규모가 등록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규모가 작은 10억 원 이하의 펀드도 몇 개 존재합니다. 최근 이슈가 된 조국 펀드의 GP인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도 검색해보면, 3개의 펀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100억 원짜리 하나, 80억 원짜리 하나, 61억 원짜리가 나타납니다. 그러나 펀드의 GP만이 공개될 뿐 LP 정보는 전혀 나타나지 않습니다. LP는 돈을 넣어 투자하는 펀드의 실질적 주인을 말합니다. 그러나 LP인 조국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또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PEF들이 어느 회사에 얼마나 투자했는지에 대한 정보도 드러나지 않습니다. 어디에 투자했는지에 대한 정보도 돈의 주인인 LP에게만 보고하면 되는 것입니다. 또 PEF 제도에서는 그 어떤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과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자본금 1억 원만 있으면 누구라도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법이 부실해서가 아니라 LP와 GP의 사이는 직접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에 직접 관리 감독할 수 있으니 자기 돈은 자기가 잘 간수하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덩치가 큰데 관련 정보는 별로 없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비밀 세계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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