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역대 최장수 일본 총리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일본의 아베 총리는 했던 말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기도 하고, 수많은 망언을 퍼붓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그는 일본에서 두터운 신임을 받으면서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되었으며, 일본의 정치 역사를 새로 쓰고 있습니다. 그는 별명대로 군국주의자일까요? 아베 신조,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번 포스팅은 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인 아베 신조에 대한 내용입니다.

아베 신조

 
이해할 수 없는 인물, 아베 신조
아베 신조아베 신조
아베 신조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대한민국에서는 거의 주적이자 싸이코로 통합니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아베는 위안부 할머니에게 사과할 마음이 털끝만큼도 없다고 말하고, 비굴하게 쓰여 있는 역사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한다면 역사를 왜곡합니다. 그리고 평화 헌법을 수정하여 군대를 가지려고 합니다. 전범 국가, 패전국의 지위에서 벗어나 이제 완전히 전쟁 가능한 국가가 되어야 한다며 개헌을 주장합니다.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이해할 수 없는 건 당연하고 피가 거꾸로 솟으면서 분노의 감정에 휩싸입니다. 아베의 별명은 A급 전범자의 손자, 그리고 군국주의자입니다. 아베의 외할아버지는 태평양전쟁 당시 정부 관료였고, 만주국의 경제를 설계하였으며, A급 전범 용의자였습니다. 그리고 아베가 존경하는 인물인 "요시다 쇼인"은 정한론을 주장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사상적으로도 아주 위험한 인물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일본의 과거 행적들과 견주어 아베의 진짜 본심을 추측합니다. 임진왜란, 100년 전 일제의 침략을 떠올리면서 아베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반도 지배라고 말합니다. 물론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현재 상황만으로는 그런 일이 발생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국제 분업화로 서로가 연결된 세계화 시대, 과거의 식민지 쟁탈 시대와는 다른 현재의 국제질서, 그리고 세계 최빈국 조선과 달리 현재 대한민국은 국방력이 일본에 결코 지지 않는 상황입니다. 

 

 

아베 신조

 그렇다면 그는 욕먹을 것을 알면서 망언은 왜 하는 것이고, 도덕적으로 잘못된 전쟁을 왜 미화하려는 것이며, 역사의 반성은 왜 뒤집어엎어버리는 것일까요? 또 자위대로 누군가 쳐들어오면 방어만 하면 되는데 굳이 타국을 쳐들어갈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하려는 것일까요?

 

 

아베는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를 잇는다는 상징

아베 신조

 아베는 화려한 정치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외할아버지는 수상이었고, 외종조부 역시 수상을 지냈으며, 아버지는 일찍 명을 달리했지만 차기 수상으로 유력했던 외무대신이었습니다. 이런 집안에서 태어난 아베는 정치를 굉장히 잘 알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아베 신조

운동선수 집안에서 빼어난 운동선수가 배출되고, 장사꾼 집안에서 거상이 나타나는 것처럼 직업 정치인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살면서 정치에 관한 속성과 노하우, 비밀을 자연히 터득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2006년, 전후 일본 역사상 최연소 총리가 되었으며, 2019년 현재 역대 최장수 총리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한국에서의 덜 떨어진 이미지와는 달리 일본 역사를 새롭게 쓰는 인물임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아베는 세이케이 학원이라는 사립학교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나옵니다. 그리고 대학 졸업 후 미국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고베제강이라는 대기업에서 일합니다. 그리고 뉴욕사무소에서 근무하기도 하면서 아베는 영어로 연설이 가능할 정도로 영어에 능숙하기도 합니다. 그는 3년 간의 회사원 생활을 마치고 당시 외무대신인 아버지의 비서관이 되면서 정치계에 발을 들입니다. 그가 정치인으로서 승승장구한 데는 개인적인 능력도 있었겠지만, 그보다 중요했던 건 그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를 잇는다는 그 상징성 때문입니다.

 

 

핵 맞은 패전국에서 세계 2위 경제대국까지, 기시 노부스케의 자유민주당

기시 노부스케

 기시 노부스케는 우리에게 A급 전범자로 더 유명합니다. 그는 만주국에서도 활동하고, 태평양전쟁 초기에 물자 동원을 책임지는 중역을 맡기도 했기에 전범 용의자로 체포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는 석방됩니다. 그는 미국과의 전쟁을 시작한다는 회의에 참가하지 않았고, 이후 전쟁을 일으킨 도조내각에 반대하여 도조내각의 총사퇴를 주도했기 때문입니다. 살아남았더라도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할 인물이었던 그가 총리를 역임하고 역사적 인물이 된 이유는 바로 소련의 급부상 때문이었습니다. 미국은 소련이 태평양 너머로 진출할 수 없도록 적국이었던 일본과 파트너로 손잡기로 했고,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일본의 주권을 회복시킵니다. 이때 많은 일본 정치인들이 복권되었는데 기시 노부스케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기시 노부스케의 정치적 색깔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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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침략을 배제하고 자주외교를 견지하여 평화국가를 건설하자.

미국과 경제 제휴를 심화시키고 아시아에서 무역활동을 강화하자.

헌법을 개정해서 독립국가로서의 체제를 마련하자.

 그리고 그는 1955년 민주당을 결성한 후 자유당과 통합하여 지금의 자유민주당을 만들어냅니다. 이를 두고 1955년 체제라고 하는데 이때 만들어진 일본의 정치 구도가 현재까지 이어집니다. 기시 노부스케는 미국과 협상을 벌여 미일 안보조약을 개정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극동지역의 안전을 위해 미군의 일본 주재를 인정한다고 사인하게 됩니다. 불과 10년 전 미국은 일본에 핵폭탄을 떨어뜨린 장본인이었기 때문에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당시 사회주의 진영은 미국이 전쟁을 시작하면 상대국이 일본에 폭격하게 될 것이라고 완강히 반대했지만, 기시 노부스케는 자국 땅에 미국을 들이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이 전략은 이기는 전략이었습니다. 이후 일본은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핵 맞은 패전국에서 20세기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이를 토대로 일본의 자유민주당은 1993년, 2009년의 극히 일부 시간을 제외하고는 계속 일본을 집권합니다. 원자폭탄을 맞고, 전사한 인구가 2백만 명, 그리고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던 일본에서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의 지위를 누리게 된 덕분에 자유민주당은 지속적으로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왔고, 이들은 아주 탄탄한 기득권을 형성합니다. 그리고 그 원조가 바로 기시 노부스케, 아베의 외할아버지입니다. 기시 노부스케는 A급 전범이라는 자극적인 수식어보다는 현재 일본의 정치체제를 만들어낸 기득권을 대변하는 인물로 미국과 친하게 지내며 경제협력을 중시하고 국가의 자주를 중시하는 강성 정치의 상징적 인물로 보는 것이 현재의 아베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기득권 우익 세력의 지지을 받기 위한 아베의 정치

아베 신조

 아베는 그의 외할아버지처럼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행동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정치를 하는 것으로 스스로를 이야기합니다. 이기는 법을 아는 그는 선거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망언을 일삼고, 헌법을 개정하여 전쟁 가능한 국가가 되겠다고 서슴없이 말합니다. 그래야 기득권 우익 세력으로부터 든든한 지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슴없이 망언을 일삼다가도 분위기가 안 좋아지면 한발 물러서기도 합니다. 아베는 일본의 진정한 의미의 독립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침략은 상대적이라면서 자신들이 자행한 침략은 침략이 아닐 수도 있다고 주장하면서, 피해자 코스프레도 열심히 합니다. 그러면서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고 국제 사회에서의 불평등한 대우를 극복하겠다고 말합니다. 역사교과서에는 패배의식이 짙게 깔려 있으니 자주적인 스탠스로 바꾸어 국민들의 긍지를 살려야 하고 이제 다른 국가들처럼 군대를 보유해야 된다고 말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나오던 이야기였으나 뚜렷한 명분이 없으니 국민들의 반발이 심했고 국제사회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에서 추진할 수 없었던 일들인 것입니다. 전쟁 때문에 200만 명의 국민이 죽은 나라에서 전쟁 가능한 국가가 되겠다고 하면 누가 동조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상황이 바뀝니다. 국민들에게 일본의 20년간 경제 침체가 근본적인 원인이 자주적인 군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득합니다. 또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일본은 지금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있다고도 말합니다. 이런 중국의 위협론은 미국에게도 적절히 먹히게 됩니다.

 

 

미국과 일본의 플라자 합의, 그리고 엔화의 가치

아베 신조

 1985년 미국은 일본에게 일방적으로 엔화의 가치를 높이라고 말합니다. 그 유명한 플라자 합의입니다. 일본 제품이 너무 싸니까 형평성에 안 맞으니 엔화 가치를 올리라는 것입니다. 일본은 아무 말 못하고 이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엔화 가치가 높아지니 일본 품의 가격이 비싸졌고,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엔화 가치가 오르면서 일시적 자산 버블이 생겼고, 버블은 결국 터지면서 일본은 20년간 경제 암흑기에 도달합니다. 이는 '일본 주식의 잃어버린 20년'으로 유명합니다.

 이렇게 엔화 강세는 일본을 참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그 와중에 한국과 중국은 급성장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일본인들은 만약 그때 자위대가 아니라 정식 군대가 있었다면 그렇게 쉽게 미국에 굴복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요즘 미국이 중국을 다루는 것을 보면 일본에게 했던 것처럼 강압적이지 않습니다. 중국 역시 일본의 사례를 보았고,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국방에 돈을 엄청나게 쏟아붓고 있습니다.

 

 

미국의 암묵적인 지지를 받는 일본의 아베노믹스

아베 신조아베 신조

 경제는 결국 '힘'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국제정치의 원칙이기에 일본 역시 '힘'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일본인들은 힘을 모읍니다. 그렇다면 미국에 당당히 맞서기 위해 군대를 만들겠다는 것일까요? 그것은 아닙니다.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이미 경제 2위 자리를 빼앗아갔으며, 중국은 이제 자신들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중국에게 아시아의 주도권을 넘겨줄 수 없으니 더 강한 군대가 필요하다는 것이고, 미국도 중국을 견제하려면 같은 입장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더 이상 세계 안보를 위해 돈 쓰는 것을 꺼려하고 동맹국들에게 더 큰 기여를 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때다 싶어 일본은 숙원사업이었던 정식 군대를 갖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미국은 이를 은밀히 지원하고 있습니다. 미국 역시 일본이 스스로 중국을 견제해주는 군대를 갖는 것이 나쁠 것이 없습니다. 이렇게 아베는 중국의 위협을 적절히 이용하면서 미국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일본은 중국 위협이라는 시대적 상황에 맞추어 미국의 암묵적인 지지를 통해 경제를 살리고 있습니다. 아베노믹스라는 일본의 경제정책의 핵심은 양적완화, 즉, '돈을 푸는 것'입니다. 아베의 명분은 디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돈을 찍어내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돈 풀기의 진짜 이유는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일본 여행이 싸졌다면서 일본 여행이 급증했는데 이것이 다 엔화를 찍어낸 효과입니다. 관광객이 쏟아져 들어오고 물건도 싸지는 효과 때문에 잘 팔리게 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정부들은 자국의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고 싶어 합니다. 그래야 수출이 잘 되고 경제가 잘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모든 정부들이 서로 자국 통화를 찍어내서 경기부양을 한다면, 환율의 신뢰를 잃고 국제시장의 기능은 상실될 것입니다. 그래서 양적완화는 제한적으로만 허용되며 국제사회의 눈치를 봐야 합니다. 물론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것입니다. 일본은 현재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돈을 찍어내는 중인데, 이는 미국의 묵인이 없다면 지속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자유민주당의 기득권이 더 유지되려면 위기 상황에서 경제를 살려내야만 합니다. 아베는 욕을 먹더라도 이기는 법을 알고, 그리고 그의 상징인 외할아버지는 욕을 먹으면서도 초강대국과 같은 편이 되는 것이 전략적으로 얼마나 유리한 지를 알고 있었습니다. 아베는 그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습니다. 비굴할 정도로 트럼프를 환대하자, 트럼프는 양국 지도자 간에 이 정도로 긴밀한 적은 없었다면서 서로의 우정을 확인합니다. 일본은 내심 한미일 동맹체제가 미일동맹체제로 변하기를 원할 것입니다. 미국의 아시아 우방국 중 하나보다 미국의 유일한 우방국이 되는 것이 아시아 지역 패권을 가져가는데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입니다. 그러니 아베는 한일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있어도 나쁠 것이 없고 미국 역시 상황을 천천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은 중국대로 한국이 미국을 선택하면 후회할 것이라고 우리를 협박하고 있습니다. 15년 전만 해도 고구려가 자기 땅이라는 동북공정으로 역사 왜곡을 하더니 요즘은 안중근 의사를 추켜올리면서 반일감정으로 우리나라를 유인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아베의 도발에 난리가 난 한국을 보면서 조용히 미소 짓고 있을 것입니다.

 

관련 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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