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년생이 온다 >

 80년대생에게 가슴 깊은 위로를 주었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2010년에 출간하여 장시간 베스트셀러를 차지했고 시대를 풍미했던 책입니다. 이 책이 출간된 2010년 당시에는 1981년생이 30살, 1991년생이 20살로, 20대는 80년대생들이 차지하고 있었고, 이들이 사회 초년생들이었습니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얼어붙은 취업시장과 갈수록 높아지는 경쟁에 지치기 시작한 때입니다. 더 열심히 사는 것만이 정답으로 알았던 그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그야말로 따뜻한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만해도 자기계발서 시장에는 성공학이 대세였습니다. 자기계발서 시장에 힐링이란 요소가 성행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내용의 내용은 충분히 예상가능한 결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마음을 촉촉히 적셔줍니다. "세상이 힘들다는 것 어른인 나도 잘 안다.", "그래도 청춘은 강하다.", "그리고 너는 보기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다.", "자존감 잃지 말고 묵묵하게 살다보면 그대의 계절이 올때쯤 화려한 기개를 뽑내게 될 것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등의 말들입니다. 과연 이런 말들에 90년대생들은 동의를 할까요? 이번 포스팅은 90년대생들의 특징에 대한 내용입니다.

 
90년대생의 <90년생이 온다> vs 80년대생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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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던 어느 날 정체불명의 한 남자가 외칩니다. "아프면 환자지 XX야"라고 말입니다. 이는 80년대생을 지나 90년대생 즉, 새로운 세대가 나타남을 보여줍니다. 1988년생인 유병재는 겉보기에는 사회부적응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위 1~2%의 서강대 출신으로 기성세대들이 환장하는 학벌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의 발언들은 요즘 20대 친구들 즉, 90년대생들의 큰 공감을 삽니다. 90년대생들의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책 <90년대생이 온다>에서는 90년대생의 특징을 '간단함', '재미' 그리고 '솔직함'으로 구분합니다.

 

 

90년대생의 특징 - 간단함, 재미, 그리고 솔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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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특징은 '간단함'입니다. 이들은 귀찮은 것들을 굉장히 싫어하며, 간단하고 간편한 것을 좋아합니다. 초성만으로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극도의 간단함을 추구합니다. 책 읽는 것보다 누구 결론만 요약해주길 바라며, 긴 소설보다는 짧은 초단편소설을 선호합니다. 간결하면서 핵심을 찌르고 뼈를 때리는 문구나 영상들을 추가합니다. 60분짜리 TV프로그램을 보는 것보다 요약된 10분짜리 클립영상을 더 좋아합니다. 그러다보니 두껍고 자세하지 않은 보고서는 성의없는 보고서라고 생각하고, 긴 회의를 해야만 일을 하는 것처럼 느끼는 기성세대들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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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특징은 재미를 추구합니다. 70~80년대생들은 비범한 이들의 성공스토리에 공감하고 영웅물을 즐겼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기성세대의 가르침을 따랐습니다. 그러나 요즘 90년대생은 다릅니다. 성공같은 건 꼭 해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적당히 직업 있으면 되고, 그 직장 내에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꼰대만 없길 바랍니다. 어짜피 아둥바둥 살아봤자 서민이니까 그냥 그때 그때 즐기면서 스트레스 받지 말고 살자는 생각입니다. 그저 재미와 재치를 추구합니다. 얼토당토 없는 논리들로 무장한 주호민과 이말년의 엄근진 토론, 무논리 김종민의 뇌피셜, 박준형의 와썹맨에 열광합니다.

 세 번째 특징은 솔직함입니다. 부당함과 부조리한 상황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취업 경쟁이 심하면서도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운 시대에서 자라다보니 소신있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합니다. 공정함에 문제가 제기되는 대학입시에서의 학생부종합전형을 싫어하기도 합니다. 어른들이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위해 설계한 입시제도가 결국에는 자기네들 자식들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에서 눈치받지 않고 소신껏 이야기하던 문화가 몸에 베었기 때문에 당당하게 자기 의견을 말합니다. 잘못된 것들을 당당하게 바로잡는 화이트불편러도 있는 반면, 별것도 아닌 것에 깨시민인 척하는 프로불편러도 있습니다. 젊은 친구들이야 개성 넘치고 사회 도전적인 것에 대해 기성세대들도 잘 이해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특성들이 기업 조직생활 속에 접목되다 보면 기존 세대들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습니다.

 

 

90년대생의 가치관 및 생존전략 - 호구 피하기, 충성하지 않음, 워라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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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의 직업적 가치관 및 생존전략은 무엇일까요? 90년대생들은 "호구"가 되는 것을 싫어합니다. '호구'란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말합니다. 정보의 비대칭이 심한 곳에서는 호구가 필히 나타날 수 밖에 없습니다. 호구가 되는 것은 누구나 극도로 싫어하나, 호구들은 자신이 호구인지 모릅니다. 과거에는 기득권들이 경험이 짧은 친구들을 잘 꼬득여 이득을 취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90년대생들은 인터넷과 SNS로 무장되어 있기 때문에 블라인드앱, 온라인 익명 게시판, 각종 커뮤니티에 자신이 현재 정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를 수시로 확인합니다. 정보의 비대칭이 해소되면서 90년대생들은 기존 관습대로 하던 것들을 거부합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회사 담당자들이 처벌받는 것을 보면서 90년대생들은 자신들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거나 퇴사합니다. 예전에는 오랜기간 근속하기 위해 다소 부조리한 일들도 모른채, 혹은 먹고 사는 문제로 모른척하고 수행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애들은 선배들이 관행상 해오던 일에 대해 규정상 할 수 없다고 거부합니다. 출세를 위해, 성공을 위해 혹은 다음달 월급을 위해 눈감아 해주다가 담당자란 이유로 꼬리자르기 당하고, 교도소에서 콩밥먹는 많은 사례를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보는 선배들은 굉장히 답답할 노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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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90년대생들은 충성을 하지 않습니다. 70년대생부터 80년대생들은 회사에 충성을 다하면 인정을 받게되고 승진과 연봉 상승을 기대했습니다. 앞다투어 충성경쟁을 하다보니 관리자들은 행복했습니다. 대기업 임원들은 자신의 성공을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며, 자신이 과거에 그랬듯이 후배들이 자신을 롤모델로 삼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90년대생들은 굉장히 현실적이며 임원이 되려면 개처럼 일해야 한다는 사실을 압니다. 또한 현재의 정체된 경제성장 하에서는 관리자 포지션이 추가로 만들어지지 않음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임원이 된다고 하더라도 흔한 먹방 유튜버, 인스타 셀럽들의 수입만치도 안되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임원들이 타고 다니는 제네시스 자동차는 그닥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 되지 않으며, 토익학원 스타강사가 타고 다니는 벤틀리 정도는 되어야 부러워합니다. 그러니 회사에 대한 로열티는 없고, 조직을 위한 헌신 자체를 안하게 되는 결론을 내리는 것입니다. 젊은 90년대생의 이런 행태에서 무엇을 비난할 수 있을까요? 현재의 사회환경 하에서 최적화된 행동을 보여주고 있을 뿐입니다. 이전 세대의 사람들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우리도 젊은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저러지는 않았다."라고 말입니다. 특히 이들과 함께 직장에서 조직생활을 하는 경우에는 세대간 갈등은 더욱 증폭됩니다. 사업을 하거나 조직생활을 할 때 90년대생 부하직원들을 두게 된다면 굉장히 복창이 터질 노릇입니다. 책임감은 없어보이고, 자기 때와 비교했을 때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니 말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배려한다면 서로 윈윈하면서 일할 수 있습니다. 

90년대생이온다

 먼저 90년대생들은 워라벨을 굉장히 중요시 생각합니다. 그들에게 '일'은 한 요소일 뿐입니다. 일은 경제적인 욕구를 채우기 위해 하는 것이지, 자기 자신의 본질과 일치시키지 않습니다. 기성세대들은 명함에 파여져 있는 회사와 직급이 없다면 자기 자신의 존재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명예퇴직 후 우울증에 빠지거나 과거 대기업에서 잘나갔던 시절만을 떠올리는 은퇴자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 20대들은 사실 일 안하고 놀고 싶어합니다. 단지 돈을 벌어야 생활할 수 있으니 회사를 다니는 것입니다. 노력한다고 출세하는 것도 아니고, 고위츠 자녀들만 학종전형 혹은 유학으로 학벌을 만들고 인맥으로 좋은 인턴직을 하면서 스펙을 쌓고, 대기업 좋은 직무를 독차지하는 것을 봅니다. 그렇기에 많은 20대들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노력을 하느니 삶을 즐기는데 힘을 쏟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야근은 말도 안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일이 몰릴 때가 있고, 초과근무를 해야할 때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야근을 요구하면 정색을 하면서 싫은 기색을 냅니다. 이런 상황을 겪으면 요즘 애들은 참 책임감이 없다고 말합니다.

 

 

90년대생과 기성세대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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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그들이 책임감이 없는 것일까요? 일을 하다보면 굉장히 지루하고 부가가치가 낮은 업무가 있고, 재미있고 집중하게 되고 중요한 업무가 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조직들이 중요하고 의미있는 업무는 선배들이 하고 단순 반복적이고 지저분하고 짜증나고 복잡하고 재미없고 하면 무조건 실수가 나오는 일들은 후배에게 맡깁니다. 스케줄 관리도 선배가 하니 선배가 잘못해서 업무가 늦어졌는데 후배가 같이 남아서 야근해야 하는 일도 자주 발생합니다. 기존 세대들은 후배가 들어올 때까지 버티다 보면 자신의 역할이 상승하고 좀더 핵심적인 일에 시간을 쏟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신입사원 자체를 잘 안 뽑고, 기업들도 경력직을 선호합니다. 버틴다해도 이 조직에서의 막내탈출은 굉장히 요원해 보입니다. 자기일을 사랑하게 하려면 먼저 자기일을 줘야합니다. 모든 업무를 프로젝트화해서 자신이 주도적으로 일을 하게끔하여 동기부여가 되도록 해야합니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 단위의 업무가 자신의 커리어이자 이직 시의 스펙이 되어야 합니다. 조직 내에서 부품과 같은 역할만을 한다던가 해당 업무가 이직 시 원활하지 않은 경우 90년대생들은 본인의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합니다. 그리고 조직에 충성을 강조하면 안됩니다. 오히려 이직이 잘 되게끔 도와줘야 합니다. 이직에 필요한 직무를 익히게 하고 적합한 커리어를 갖출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이들은 조직이 아닌 업무능력과 스킬을 원합니다. 그래서 지금 하는 일이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지만 살핍니다. 예전 조직문화에서는 무언가 고생스러운 직무를 맡다보면 조직에서는 이런 공로를 인정해주고 승진도 빨랐습니다. 그러나 90년대생들은 회사를 믿고, 선배를 믿는 것보다 자신의 업무능력과 경험을 만드는데 치중하는 것이 자기자신을 보호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합니다. 그리고 그럴 때 굉장히 열심히 합니다. 그것만이 자신들의 생존전략임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경제 환경이 급속도로 변동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사회 구성원들은 각자의 생존전략을 달리 가져갑니다. 90년대생들의 독특한 행동 역시 현 사회구조나 경제구조 하에서 최적화된 행동입니다. 그들이 우리들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고 나무라거나 설교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입장을 배려하고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관련 링크

채널예스 - <90년대생이 온다> 임홍택 저자 인터뷰

매일경제 - 요즘 애들인가, 위대한 별종인가...사회의 주축이 된 90년대생 분석기

HMG Journal - 다양한 세대가 존재하는 우리 사회, 90년대생 세대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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