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창업가 피터틸, zero to one

 전기자동차로 유명한 테슬라 모터스, 비즈니스 SNS 링크드인, 빅데이터 분석회사 팰런티어, 우주개발회사 스페이스 x,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온라인 지불 시스템 페이팔, 그리고 페이스북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기술회사이며, 2000년대 창업한 스타트업이며, 가장 재미있는 공통점은 실리콘밸리의 갖아 유명한 창업가 중 하나인 피터 틸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회사라는 것입니다.

 

피터 틸, zero to one

 피터틸이 실리콘밸리에 끼친 엄청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그를 다룬 국내 책은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물론 그의 저서인 zero to one이라는 책이 있긴 했지만, 그의 전기를 다룬 책은 없었습니다. 서점을 가면 세계적인 기업을 키워낸 스타 CEO와 관련된 책은 넘쳐납니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손정의, 마크 주커버그, 일론 머스크, 마윈과 같은 유명 CEO의 전기는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불티나게 팔리기도 합니다. 피터틸 정도의 기업인이면 진작부터 그에 대한 책이 있을 법도 하나 최근에서야 그의 전략과 철학을 파헤친 최초의 책이 출간됩니다. 독일출신의 실리콘밸리 금융전문가이지 기술전문가인 토마스 라폴트가 쓴 전기 형식의 책 <피터틸>은 피터틸이 남다른 성공을 거둔 발자취 뿐만 아니라 경영철학, 정치철학까지 담겨있는 책입니다. 그리고 그가 꿈꾸는 미래까지 볼 수 있습니다.

 

 

피터 틸, 실리콘 밸리 최고 기업인이 되기까지

 피터 틸은 여타 머리 좋은 친구들처럼 좋은 대학을 나온 엘리트였습니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였고, 같은 대학 로스쿨을 졸업합니다. 이후 법원 서기직으로 지원했으나 면접에서 탈락하고 뉴욕 대형 로펌에 입사합니다. 적성에 안 맞았던 피터 틸은 7개월 만에 퇴사하고 크레딧스위스 은행에 파생상품 딜러로 입사합니다. 금융회사도 잘 맞지 않았는지 3년 정도 근무 후 그는 실리콘밸리에 입성하게 됩니다. 실리콘 밸리에 입성한 그는 레전드가 되고, 세계적 기업 세 곳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그는 세계 최대의 온라인 결제 서비스 기업인 페이팔을 창업합니다. 요즘 널리 이용하는 핀테크 원조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는 당시 최고 상거래 인터넷 사이트 이베이를 집중공략해서 성공할 수 있었고, 2002년 이베이는 페이팔을 5억 달러에 인수합니다. 천문학적인 부를 거머진 피터틸은 벤처투자가로서 독보적인 길을 걷습니다. 그리고 마크 주커버그를 만나 페이스북의 첫 번째 외부 투자자가 됩니다. 주커버그가 피터 틸에 대해 '지금의 페이스북을 탄생시킨 내 인생 최고의 조언자였다.'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피터 틸은 그리고 빅데이터 회사 팰런티어를 창업했습니다. 이 회사는 데이터 분석 분야의 최고의 기업이자 실리콘 밸리 인재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회사입니다. 군수기업, 금융기업, 미국 정부 등은 모두 이 회사 소프트웨어에 의존합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페이팔 창업 시 함께 했던 동료들 역시 어마 무시한 기업들을 만들어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페이팔 매각 이후 각자의 길을 걷는데 테슬라 모터스, 스페이스 X, 링크드인, 유튜브, 옐프, 야머를 키워냅니다. 이들은 짧은 시간 안에 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넘는 유니콘 기업을 여러 개나 만들었습니다. 피터 틸은 이후 회사를 직접 운영한다기보다는 자신의 투자회사를 통해 기업활동을 이어나갑니다. 그가 투자한 회사들은 팰런티어, 스페이스 X, 페이스북, 작닥, 리프트, 래디우스 등인데 큰 성공을 거둡니다. 경영과 창업뿐만 아니라 투자영역에서도 엄청난 통찰력을 보여줍니다. 

 

 

피터 틸의 철학, zero to one

 특히 'zero to one'이라는 그의 경영철학은 큰 인사이트를 줍니다. 다른 사람의 길을 걷지 말고, 평범한 길이 아닌 새로운 길을 가야만 성공할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너무 뻔한 이야기라 이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이런 뻔한 이야기를 들으면 현실성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천재들만이 해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봅니다. 적은 자본으로 성과를 내려면 스티브 잡스나 래리 페이지 정도의 천재성은 갖춰야 될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피터 틸은 '틈새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야심 차지만 작은 제품부터 시작하라'는 아주 중요한 말을 덧붙입니다. 작은 시장이더라도 시장에 없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피터 틸의 핵심 전략입니다. 많은 사람이 하는 일을 따라 하지 말고, 아무도 다니지 않는 길을 찾아내 남들보다 먼저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작은 시장을 독점적으로 차지하는 것이 비즈니스 성공의 핵심입니다. 피터 틸이 사업이나 투자를 판단하는 방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사람은 스탠퍼드 대학 교수이자 저명한 프랑스 철학자인 르네 지라르입니다. 지라르의 핵심사상은 모방 이론과 경쟁인데, 인간은 남이 갖고 싶어 하는 것을 자신도 갖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이유로 모방은 경쟁을 낳고 경쟁은 더 큰 모방을 낳는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같은 학교, 같은 직업, 같은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경쟁이 심한 곳에는 먹을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경쟁에 빠진 사람은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경쟁자를 물리치는 데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가치 높은 일이거나 핵심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저 죽을힘을 다해 경쟁합니다. 사람은 모방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지만, 세심한 관찰력만 있으면 수많은 이들을 크게 앞지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업을 잘하고 투자를 잘하려면 경쟁 상대를 이기려는 것보다 경쟁상대가 없는 시장을 포착하거나 시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경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쉬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 <피터 틸>은 피터 틸의 경영, 투자분야뿐만 아니라 좌파들이 대세인 캘리포니아에서 공화당 트럼프를 지지한 배경, 그리고 인류의 미래 기술, 미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의 모든 발언과 생각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상식을 뒤집어 생각하는 과감한 사고방식은 정말 인상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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