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 셰일혁명 정리 (정의, 배경, 미중 관계)

 석유는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시대가 열리면서 석유는 자동차 연료로써 전 세계적인 에너지 자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석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플라스틱, 합성섬유 등은 인류를 매우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인류는 석유 없이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석유자원은 워낙 필수 재화다보니 석유생산 대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생산량을 늘리거나 줄일 때마다 세계경제는 엎치락뒤치락 합니다. 과거에는 신경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다면 현대에는 에너지자원 확보 문제가 전세계를 분쟁과 갈등으로 몰기도 합니다. 중동에서는 매년 석유 자원과 관련한 분쟁과 전쟁이 발생하고 있으며, 1945년 일본이 자기보다 몇 대 강한 미국의 진주만 공습을 강행한 결정적 요인 역시 석유였습니다. 당시 미국 및 연합국은 일본에 석유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감행하였고 이로 인해 일본은 궁지에 몰리자 미국과의 전쟁을 선택한 것입니다. 미국은 1975년부터 40년 동안 석유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1973년 아랍 석유 수출 기구가 미국으로의 원유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미국 사회는 국제 유가가 급격히 상승하는 오일 쇼크를 경험합니다. 이후 원유라는 자원의 희소성에 대해 강하게 인식하게 되면서 1975년 원유 수출을 전면 제안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사람들을 석유가 고갈되면 미국의 알래스카 등지에 매장된 석유를 팔아 막대한 이득을 누릴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이 셰일 오일에 대한 개발이 한창이며 만약 셰일 오일이 양산될 경우 미국은 그야말로 슈퍼파워 국가가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렇게 2010년부터 미국의 원유 생산 중 셰일 오일 비중이 점차 확대 되었으며, 2018년 중에는 전체 원유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셰일오일을 차지할 만큼 엄청나게 성장했습니다. 그렇게 2015년 이후 셰일 혁명으로 인해 미국은 원유 수출 금지 제한 조치를 해제 하였으며, 이는 미국이 세계의 원유를 수출하는 국가로 변신함을 의미합니다. 그러자 중국은 미국이 수출하는 원유의 20%를 수입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미국이 에너지 수출국으로 변화했다는 것은 40년간의 기존 질서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셰일(Shale)이란 무엇일까? 석유 vs 셰일

 도대체 셰일(Shale)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난리가 난 것일까요? 셰일은 혈암이라고도 부르는데 진흙이 쌓여서 굳어진 암석입니다. 셰일 가스 또는 셰일 오일은 셰일에 포함되어 있는 천연 가스나 석유를 말하며 이를 그냥 셰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석유는 백악기와 쥬라기 시절의 플랑크톤이나 조류 등의 사체들이 쌓이고 쌓이면서 퇴적작용과 함께 압력과 열이 가해지면서 만들어진 기름입니다.

 

 그럼 전통적 석유와 셰일 오일은 무엇이 다른 것일까요? 전통적 석유는 쉽게 말해 지하 어딘가에 고여 있는 기름을 말합니다. 투과성이 높은 암석층에 있는 석유들은 압력에 의해 흘러 나오게 되고 이런 석유들이 투과가 어려운 암석을 만나 한곳에 모이게 되는 것입니다. 반면 셰일은 애초에 투과가 안되는 암석층에 석유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암석 내부에 미세한 형태로 갇혀 있는 것입니다. 이런 석유들은 어딘가로 흘러 들어가 보이지 못하고 암석 층 내부에 함유된 채로 존재합니다. 전통적 석유는 고여있기 때문에 추출이 쉽습니다. 땅 아래로 수직 시추기를 넣은 다음에 고여있는 석유들을 그저 뽑아울리면 됩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기름이 고여있는 곳이 몇 군데 되지 않습니다. 일명 산유국이라는 곳들이 이런 전통적인 석유 생산이 가능했던 곳이었습니다. 반면 셰일은 암석들 사이사이에 석유가 들어 있어 이 암석들의 균열을 발생시켜야만 이 석유들을 빼낼 수 있습니다. 이는 수평 시추와 수압 파쇄공법이라는 기술을 통해 가능합니다. 파이프를 지하에 쫙 깔고 난 다음에 강한 압력의 물을 넣으면 암석층의 균열이 발생하고 틈새에서 흘러나온 석유와 천연가스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전통적 석유 생산의 대비하여 셰일 가스 및 셰일 오일 추출 기술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됩니다. 셰일 가스 및 셰일 오일은 주로 미국의 국한되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백악기 때 플랑크톤 들이 북미 대륙에만 살지는 않았을 것인데, 왜 셰일은 미국만의 전유물인 것처럼 생각되고 있을까요? 넓은 중국 대륙에서는 셰일 혁명은 불가능한 것일까요?

 

 

세계 셰일 매장량 1위 중국, 셰일 강국이 될 수 없는 네 가지 이유 - 1

 왜 중국은 안되고 미국만 가능한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국의 셰일가스 매장량은 미국보다 1.5 배에서 세 배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됩니다. 특히 쓰촨찬성은 막대한 매장량을 갖춘 셰일가스전을 보유합니다. 그래서 한때는 중국이 셰일 강국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셰일 가스 개발 활성화를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입니다. 단순히 기술 때문일까요? 중국의 과학기술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으며 제조 제품의 카피 능력은 세계 일류입니다. 개인적으로 미국의 셰일 채굴 기술은 중국 역시 빠르게 습득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기술도 기술이지만 구조적으로 어려운 이유들이 있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셰일가스 생산은 철저한 시장경제식 자본주의에 적합한 사업모델이라는 것입니다. 미국의 셰일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만의 개척 정신과 상통합니다. 미국은 전체 토지 의 2/3를 민간이 가집니다. 그래서 셰일 개발이 이루어질 때는 지주와 수익을 일정부분 공유하는 방식으로 개발 사업을 진행합니다. 그러니 지주는 셰일 개발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방 정부에서도 개발에 따른 이익실현 시 세금 부과를 통해 지방 재정을 튼튼히 할 수 있어 셰일 개발의 적극적입니다. 반면 중국의 토지는 국가의 것입니다. 물론 토지 사용권이라는 형태로 개인이 토지를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장적인 제도가 있긴 합니다. 그러나 중국물권법에 따르면 토지 사용권의 경우에는 지상 또는 지하에
일정 부분에 대해서만 권리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한국의 경우에도 지하 50m 이상 깊이의 지하는 토지의 소유권자가 권리행사가 어렵다고 합니다. 지하자원에 대한 권리가 국가의 있으니 토지 사용권을 가진 주인들이 이를 협조할 리가 없습니다. 어차피 개발되어도 자기들에게 이익될 것이 없으니 말입니다. 지방 정부 역시 개발에 따른 이익이 모두 국가로 귀속되는 상황에서 협조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국영 에너지 기업의 한계입니다. 국영화 정책의 일환으로 철밥통 자리를 꿰찬 국영 석유회사들의 건달들이 할만한 일이 아닙니다. 이런 에너지 개발은 과거 민간에서의 철저한 개척 정신과 기업가 정신이 없다면 진행될 수 없습니다. 실제 미국의 셰일 혁명이 셰일 자원 개발에 60%를 메이저 대기업이 아닌 소규모 독립 기업이 담당했습니다. 이들은 경쟁촉진, 성공사례 공유, 비용절감을 이뤄냈습니다. 그리고 경쟁에서 진 기업은 흡수합병 되었습니다. 끊임없는 도전 상황을 극복하면서 에너지 혁명을 일궈낸 것입니다. 국영 에너지 기업이 추진할 만한 성격의 사업이 아닌 것입니다.

 

 

세계 셰일 매장량 1위 중국, 셰일 강국이 될 수 없는 네 가지 이유 - 2

 세 번째 이유는 인프라 부족입니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운반할 수 있는 송유관, 도로가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킨 운송망이 필요합니다. 미국에서 셰일에 생산 지역은 사람들의 거주지와 크게 어긋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도로망이든, 송유관이든, 바지선이든, 가스 공급선이든 에너지 공급망이 이미 완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셰일을 위한 추가적인 인프라 투자에 많은 돈이 들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중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셰일가스 생산지와 주요 가스 소비지인 동부연안 지역까지 장거리이기 때문입니다. 민간업체 또는 외국기업이 중국에서 셰일가스 사업을 하려고 하더라도 이들이 이용할 만한 인프라가 없으며 이들이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하는 것도 말이 안 됩니다. 혹여나 인프라를 다 알게 되면서 발생하는 비용을 셰일 생산 단가를 더욱 높일 것이고 경쟁력을 잃게 만들 것입니다.

네 번째 이유는 물부족입니다. 현재까지 가장 큰 걸림돌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에서 셰일가스 매장량이 많은 지역은 계절적 수자원 부족 지역입니다. 이 지역은 인구와 가축들조차 충분한 물을 공급받지 못한 상황입니다. 수압을 통한 암석의 균열을 발생시키면서 석유 및 가스를 추출해야 하기 때문에 물은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수자원이 부족하면 시작부터 어려운 것이죠.이런 악조건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은 셰일 가스 채굴을 위해 핵폭탄 기폭 장치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플라즈마 형태의 전류가 강력한 충격파를 주위에 내보내 암반을 깨뜨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쓰촨성은 2008년 대지진으로 8만 7천명의 사망자와 37만 명의 부상자를 초래한 곳입니다. 안그래도 지진이 잦은 지역을 인공적인 전파를 방출시킴으로써 지진으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마치며

 중국의 셰일 매장량은 세계 1위이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그뿐 아니라 이미 중국은 값싼 미국의 석유 및 천연가스를 수입하기 시작한 상황입니다. 미중 무역 전쟁이 심화되자 최근 중국은 미국산 원유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선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에너지 안보 경쟁에서 미국은 우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세계 각국을 새로운 질서에 맞게 새로운 판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하에 묻힌 자원들이 지상으로 올라오기 전까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니 매장량 따위의 수치는 대중들을 현혹할 뿐 별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하에 있는 자원들을 땅으로 올려놓는 작업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관련 기사 링크

거제인터넷신문 - 21세기 셰일가스 상용화는 에너지 혁명을 넘어 세계 경제전쟁의 시작이다.

한국에너지공단 블로그 - [신재생 에너지] 에너지 혁명, 셰일가스(Shale gas)

한경닷컴 - 미국 셰일가스가 세계 에너지 시장 판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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